황색포도상구균이란?
Staphylococcus aureus (황색포도상구균)로 불리는 이 균은 우리 몸의 코, 폐, 기관지, 피부 등에 존재하여 우리 몸에 함께 공생하며 살아가는 균이다. 하지만 우리 몸에서 균형을 이루고 살아가는 세균들의 균형이 깨지게 되면 이러한 균들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데, 감염은 주로 이 균이 공생하던 곳에서 감염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피부에 있던 균의 균형이 깨지게 되어 감염을 일으킨다면 피부염으로, 호흡기계에 감염이 발생한다면 폐렴 또는 상기도 호흡기질환으로, 코에 감염이 발생한다면 부비동염과 같은 질환이 발병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균의 특성과 발병기전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태인 수술 직후, 면역력이 좋지 않은 시기에는 기저 질환군에 따라 예방적 목적으로 항생제를 복용하여 감염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감염이 될 경우엔 항생제로 치료가 물론 가능하다. 페니실린계열부터 세팔로스포린 계열의 항생제 또한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현재 존재하는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즉 반응하지 않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과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VRSA) 등의 발현이 계속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임상이 실패한 이유
황색포도상구균은 백신을 개발하는 많은 제약회사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간에게서 죽음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 감염 중 단연코 1위를 차지한다. 2011년,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제약회사 머크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을 표적으로 삼은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 3상을 진행했으나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연구를 중단해야만 했다. 특히 이 균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더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킨다. 더불어 피부에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심장 수술과 같이 개복해서 진행해야 하는 수술 중 많은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머크사의 임상 연구 실패 이후 그 라이벌인 화이자에서 쥐를 대상으로 진행했을 때 효과를 보이는 임상 결과 확인 후 3000명의 수술을 대기 중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으나 이 또한 결과가 좋지 않아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비록 백신 명가로 유명한 머크사와 화이자에서 주도한 임상 연구가 실패로 끝났지만, 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음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왜 쥐에게서는 긍정적으로 보였던 백신 효과가 인간에게서는 사라지는 것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한 또 다른 연구에서 항체를 자세히 살펴본 결과 황색포도상구균이 설치류의 면역 기억을 교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면역 체계는 항원이라고 하는 외부 분자에 대한 반응으로 우리 몸에서 항체를 만들어 낸다. 항원을 한 번 만나게 되면 우리의 면역은 그와 일치하는 항체를 기억에 저장하고, 후에 다시 병원균을 만나게 되면 해당 항체를 빠르게 불러온다. 이러한 면역학적인 기억은 백신을 맞는 가장 큰 이유에 해당한다. 새로이 확인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험용 쥐가 황색포도상구균에 노출되면 병원체가 잘못된 면역 반응을 기억하게 되고 면역 체계는 황색포도상구균의 항체를 만드는 방법을 학습했기 때문에 감염 위치로 달려가지만 제대로 된 항체를 생성하지 못하는 것이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항체는 여분의 당 그룹을 가지고 있었고, 이 항체는 세균의 표면에 부착되어 있긴 하지만, 면역 세포 중 하나인 대식세포에 도달했을 때 면역 세포가 그 병원균을 적절하게 파괴하지 못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이 당 그룹을 제거하자 식세포 작용이 회복되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면역적인 조작은 황색포도상구균이 인간의 체내에 공생할 수 있게 돕지만 그로 인해 인간이 만들어내는 백신 접종의 효과 또한 약화한다.
진행중인 연구
이러한 특징이 확인된 이후, 여러 의료 기관의 의사와 제약회사가 함께 여러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23년 연구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의 항원을 조사했을 때, 대부분이 면역 회피 기술에 실패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긍정적인 결과 또한 확인되었다. 그것은 바로 활성 백신 항원 중 하나가 이전에 노출된 생쥐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의 주요 독성 인자에 대한 중화 항체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것을 무력화하면 세균 균형이 재설정되기 때문에 면역 체계가 감염과 싸울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이 연구는 또한 우세 항원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보여주었다. 황색포도상구균과 같은 병원체는 여러 항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부 항원은 다른 항원보다 더 큰 면역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살려, 면역 반응은 더 작지만 각인으로 인해 보호되지 않을 수 있는 우세 항원 영역을 백신의 표적으로 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현재 연구되고 있는 황색포도상구균을 표적으로 하는 백신은 수명 주기와 감염 단계에 따른 균의 독소, 면역 세포인 T세포, 기타 여러 항원의 조합 등을 표적으로 삼아 성공적으로 출시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백신을 개발 중에 생긴 또 다른 질문은, 과연 접종 대상은 어떻게 정해질 것인가이다. 기존에 실패로 돌아갔던 연구의 경우, 이미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이 되어 재감염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발됐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유아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유아에게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유아의 면역체계에 황색포도상구균이 완전히 각인될 것이기에 예방 효과가 더 극대화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렇게 우리 몸에 공생하지만 일으키면 치명적일 수 있는 균들에 대한 백신이 빠르게 개발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백신의 기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감염 예방의 중요성일 것이다.
'도움되는 약물 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껌으로 자주 씹는 자일리톨,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인다고? (0) | 2024.08.07 |
---|---|
이정도면 만능약?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의 입증된 효과 종합 정리! (0) | 2024.08.06 |
여행 시 챙겨야할 비상약 목록! (0) | 2024.08.03 |
어린 아이들의 OTC 약물 사용에 대한 고찰 (0) | 2024.08.03 |
요즘 유행인 12세 미만 어린이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는 어떻게? (0) | 2024.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