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TC 약물이란 무엇일까?
Over-the-Counter의 약자로 흔히 OTC 약물(일반의약품)이라 불리는 약물의 종류에는 진통제, 해열제, 항생 성의 응급 처치 크림 및 연고, 지사제, 항알레르기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약물로, 약사의 권고 하에 약물을 구입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가 직접 판단하여 약물을 직접 골라 구매할 수 있다. 더불어 일반의약품의 경우,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광고만을 믿고 약물을 구입하는 소비자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18세 미만의 소아는 성인과는 다르게 대사 체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물이 반응하는 정도, 부작용의 발생 확률 등이 성인과 크게 다를 수 있어 약물 복용에 주의가 필요한 대상이다. 오늘은 소아를 대상으로 복용할 수 있는 약물을 구매할 때 부모의 전반적인 이해력 및 기대치에 대해 연구한 논문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2. 알고 있으면 좋은 논문 정리
의료접근성이 비교적 좋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아프면 쉽게 병원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아이를 위해 부모가 직접 OTC 약물을 고르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의료 접근성이 좋지 않은 해외의 경우, 취학 전 아동의, 특히 1세에서 7세 사이, 적절하고 안전한 약물 사용을 위해서는 부모가 약물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2019년 세르비아의 약물 요법 이해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부모 5명 중 1명은 의약품 사용에 관한 일반적인 정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이들에게 자주 복용 되는 해열제는 취학 전 시기에 가장 자주 사용되는 일반의약품(OTC) 그룹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연구를 위해 아래와 같은 목표가 세워졌다: (i) 해열제 사용에 대한 부모의 실천과 기대치를 조사하고, (ii) 부모의 실천과 기대치가 사회경제적 지위 및 약물요법 문해력과 연관성이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의 방법으로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유치원에 다니는 취학 전 아동의 부모를 대상으로 검증된 자가 보고 도구를 사용한 횡단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약물 치료에 대한 이해력은 의료 및 비의료 환경에서 의약품 사용에 대한 복잡한 요구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개인 기술을 의미한다. 종합적인 문헌 검토, 전문가 포커스 그룹 자문, 사전 테스트를 통해 일반의약품 소아 해열제 사용과 관련된 관행과 기대치를 탐색하기 위해 사지선다형 테스트가 개발되었다. 연구에는 최종적으로 813명의 참가자로 구성되었으며, 대다수(63.3%)가 의사의 제안에 따라 약을 선택했고 약사의 조언을 따르겠다고 답한 부모는 15.4%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의 부모(54.1%)는 해열제에 대한 약사의 조언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그 첫 번째는 쉬운 언어로 된 조언이었다. 약사가 제공한 정보에 만족하는 부모는 그렇지 않은 부모에 비해 약물요법 이해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약사가 더 쉬운 언어로 의약품 사용에 관해 설명해 주기를 더 많이 기대했으며(OR-1.630, 95%CI (1.063-2.501), p = 0.025), 자녀가 3명 이상인 부모(OR-2.527, 95%CI (1.43-4.459), p = 0.001) 또한 더 쉬운 언어로 설명받기를 더 많이 기대했다. 의약품 사용에 대한 지식이 높은 부모일수록 더 간단한 정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OR-0,707; 95%CI (0,583-0,856), p <0.001). 본 연구에서 확인된 주요 발견은 해열제 일반의약품 사용 관행이 부모의 약물요법 문해력 수준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약사의 기대치는 약물요법 문해력이 낮은 부모일수록 더 높았으며, 이들은 더 간단하고 정확한 언어로 더 많은 정보를 기대했다. 이 연구는 약사가 부모의 진료에서 위험을 식별하고 취학 전 아동의 부모에게 더 간단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3. 항상 효과가 있는 것일까?
다만, 특정 증상의 완화에서는 아이의 OTC 약물 복용이 큰 효과가 없다는 논문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특히 OTC로 판매되고 있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오남용 되었을 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기침 약의 경우, 아이들의 기침에 큰 효과가 없을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들은 아니지만 상기도 감염으로 인한 급성 기침을 가진 아이들을 대상으로 OTC 기침 약물의 효과를 판단한 여러 연구들을 메타 분석했을 때 급성 기침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연구 결과는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항거담제 또는 항히스타민제의 경우, 아이들에게 제대로 복용되지 않았을 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주의하여 복용해야 한다. OTC 약물을 복용하고 2-3일 뒤에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거나 악화되는 경우에는 꼭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
요즘 젊은 세대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처방받은 약조차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필요한 약인지를 확인한다고 한다. 직접 정보를 확인해 보는 자세도 물론 좋지만, 인터넷에 무방비하게 떠돌아다니는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절대적으로 믿어서도 안 될 것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시대에 전문 지식을 갖춘 약사들의 역할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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